AI 시대의 커리어 조언
TMTAI 모델은 손실 함수(loss function)를 정의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점점 더 잘하게 되는데, 학교 공부는 대부분 손실 함수, 다시 말해 이미 알려진 정답으로 채점하는 잘 정의된 문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10년 동안 가치 있는 일은 모델을 학습시키는 기간 안에는 채점할 수 없는 모든 일입니다.
지난 6년 동안 일하면서 저는 운 좋게도 제가 창업한 스타트업부터 Helm AI(직원 15명→50명), Scale AI(500명→1,500명), OpenAI(1,500명→3,000명), Google(10만 명 이상)에 이르기까지 온갖 규모의 회사에서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습니다. 창업자로서 저는 회사의 현재와 미래에 맞는 사람을 뽑는 일을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씁니다. 저희 회사는 완전히 에이전트 네이티브(agent-native) 방식으로 일하기 때문에, 저희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제가 예전에 일했던 어느 회사와도 크게 다릅니다.
의욕과 야망을 품은 커리어 초기의 사람들에게 앞으로 10년 동안 어떤 역량이 가치 있을지, 이제 저는 더 분명한 관점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커리어 조언을 많이 해 주기도 했고 받기도 했습니다. 유명한 격언 중 상당수는 여전히 유효하지만(로켓에 탈 기회가 오면 어느 자리냐고 묻지 말라던가 하는 그런 말들), 에이전틱 코딩이 떠오르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여전히 유효한 것과 새로워진 것을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정말로 한정된 자원에 집중하세요
Scale에 합류하기 전에 저는 보장된 현금 보상이 훨씬 높은 퀀트 회사 오퍼를 받았지만, 그곳의 커뮤니티가 마음에 들었고 다양한 제품과 애플리케이션을 두루 접할 수 있다는 점에 끌려 Scale을 택했습니다. Scale에서 LLM 추론 제공업체들을 접하게 되었고, 이 경험이 DeepMind와 OpenAI에서 일할 기회로 이어졌습니다. 또 야망 있는 동료들도 많이 만났는데, 이들은 지금 Scale 출신 창업자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Scale에서 얻은 특별한 인맥과 배움의 기회는 퀀트 회사에 갔다면 더 받았을 돈보다 제 삶에 훨씬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본을 구하기는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습니다. 반면 다른 사람이 실제로 내어 주는 시간, 그리고 그들과 맺는 탄탄한 관계는 여전히 얻기 어렵습니다. 과거에 관련된 일에서 탁월함을 증명한 이력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신호입니다. 그러니 구체적으로 조언하자면, 좋은 일을 하는 데 시간을 쓰고, 스스로도 좋은 일을 하는 신망 있는 사람들에게 그 일이 알려지도록 하세요. 학교 공부든 프로젝트든 인턴십이든, 무슨 일을 하든 자신에게 의미 있는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의 우선순위를 철저하게 정하세요. 바이브 코딩(vibe-coding) 덕분에 손쉽게 돈을 벌 기회는 찾기 쉬워졌지만, 진짜 가치를 찾아 나설 때 얻는 보상이 대개 훨씬 큽니다.
시간, 관계, 평판. 이 세 가지야말로 관심을 쏟아야 할 진짜 한정된 자원입니다.
2. 문제를 푸는 것뿐 아니라 찾는 법도 배우세요
수많은 지원자 가운데 옥석을 가리기 위해, 저희는 에이전트 네이티브 회사에서 일하는 엔지니어에게 지금 어떤 역량이 중요한지 깊이 고민했습니다. 아무도 코드를 한 줄도 직접 작성하지 않는 상황이니, 전통적인 LeetCode식 문제는 물론이고 시스템 설계 문제조차 실제 업무 성과와는 상관이 없어 보였습니다. 결국 저희는 일련의 인터뷰를 설계하게 되었습니다. 지원자가 자신이 놓인 환경을 얼마나 빨리 이해하는지, 풀 가치가 있는 문제를 찾아내는지, 그리고 기존 환경의 제약 안에서 그 문제를 실제로 풀어내는지를 측정하는 인터뷰입니다.
가장 중요한 역량은 어떤 문제를 고르고 자원을 어디에 배분하느냐와 관련된 역량이 될 것입니다. 점점 더 강력해지는 에이전트가 복잡하더라도 잘 정의된 문제라면 맡아서 처리할 수 있으니, 가장 큰 영향력을 내는 사람은 중요한 문제를 가장 잘 찾아내고 그 문제를 푸는 데 토큰과 시간을 잘 배분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요즘 에이전트가 과제를 전부 풀어 버린다는 사실에 낙담하는 학생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인터뷰를 진행해 본 경험으로는, 해답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토큰을 얼마나 쓰는지가 지원자마다 여전히 천차만별입니다. 뛰어난 지원자는 대개 에이전트와 협업하면서 큰 그림에 대한 직관과 문제 바깥의 맥락을 함께 끌어옵니다.
구체적으로, 저희가 높게 평가한 지원자들은 열정을 쏟은 개인 프로젝트를 통해서든, 의미 있는 문제가 사람보다 많은 고성장 회사에 몸담으면서든, 문제를 해결하는 환경에 깊이 빠져 본 경험이 있었습니다.
3. 가장 야심 찬 형태의 문제에 도전하세요
지난 10년 동안 연구 분야에서 가장 유용했던 사고의 틀 중 하나는 '쓰라린 교훈(bitter lesson)'입니다. 범용적인 방법을 확장하는 쪽이 결국 특정 과제에 맞춘 최적화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낸다는 교훈입니다. 이 교훈은 문제와 회사를 고를 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회사와 커리어의 성과는 언제나 멱법칙(power law)을 따랐지만, AI는 그런 결과에 이르는 속도를 끌어올렸습니다. 이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의 문턱이 훨씬 낮아져서, 누구나 간단한 시스템쯤은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진짜로 오래가는 가치는 정말 야심 찬 문제에 극도로 집중할 때에만 만들어집니다.
회사를 고를 때의 조언은 간단합니다. 그 회사가 자기 문제를 가장 야심 찬 형태로 다루고 있는지, 그리고 그 문제를 실제로 풀어낼 가능성이 있는지 따져 보세요. 직무를 고를 때는 회사가 풀고 있는 문제가 무엇이든, 그 직무가 그 문제의 최전선에서 직접 일할 수 있게 해 주는지 생각해 보세요.
4. 마지막 구간(last mile)에서 전력 질주하세요
스타트업에 관해서는 Alfred Lin이 쓴 훌륭한 글이 있습니다. 마지막 10%가 전체 일의 90%이자 보상의 90%라는 내용입니다. AI 때문에 결과가 양극화되었습니다. 중간 수준의 결과는 이제 대충 쓴 프롬프트로도 에이전트가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치는 특정 문제 영역에 고유한 관점을 더하거나 디테일을 세심하게 챙기는 데서 나옵니다.
마지막 구간을 잘 해내는 법을 익히려면 연습과 집중이 모두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없으니, 마지막 구간은 결국 반복하며 다듬는 과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코딩 에이전트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이전 반복에서 얻은 교훈만 챙겨서 다음 세대 모델로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편이 나을 때가 많습니다. 이것을 자신의 프로젝트에서 연습해 보세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완성도, 깔끔한 아키텍처, 확장성, 창의성에 조금만 더 시간을 쓰세요. 실제로 여러 지원자를 보면서, 이렇게 해 온 사람들에게서 그 효과를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5. xG와 효율을 모두 높이세요
축구에서 xG(기대 득점)는 슈팅 거리, 각도, 골키퍼 위치 등을 고려해, 한 팀이 경기에서 만든 기회를 바탕으로 몇 골을 넣을 것으로 기대되는지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효율은 이 기회를 실제 골로 바꾸는 상대적인 비율입니다.
xG와 효율이라는 비유는 제 커리어에도 꽤 정확하게 들어맞았습니다. 2023년에 저는 DeepMind에서 프런티어 모델의 추론과 학습을 다루고 싶어서 Anthropic의 오퍼(당시 직원 약 50명)와 Cursor의 오퍼(당시 창업자를 제외한 직원 2명)를 거절했습니다. 2024년에는 OpenAI에서 일하려고 두 곳을 또 한 번 거절했습니다. 이 대안들은 하나하나 커리어 관점에서 보면 xG가 높은 기회였겠지만, 저는 결국 제 관심사와 문화적 궁합, 그리고 목표, 즉 '골'에 더 잘 맞는 회사를 택했습니다(일부러 한 말장난입니다).
커리어는 길고, 기회는 왔다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저는 ASI(인공 초지능)가 지식 노동 일자리에서 모든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ASI가 풀 만한 의미 있는 문제를 고르고, 그 문제를 푸는 데 자본을 배분하는 일에서는 인간에게 차별화된 역량이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기회가 골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기회를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는 것이 골을 넣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이 역시 결국 평판과 전문성의 문제입니다. Cursor의 기회는 Michael, Aman과 서로 아는 지인들 사이에서 제 평판이 좋았기 때문에 찾아왔고, Anthropic의 기회는 그곳 팀이 흥미롭게 여기던 문제에 제가 업무 시간과 개인 시간을 모두 쏟아 왔기 때문에 찾아왔습니다.
어느 시점부터 인생은 기회를 알아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골을 넣는 일이 되므로, 골문 앞에서의 효율도 중요합니다. 제 결정들을 돌아보면 옳은 결정을 많이 내렸다고 생각하지만, 판단의 근거가 될 데이터를 모으는 데 시간을 더 썼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초기 단계 회사를 고르는 일의 핵심은 무엇보다 팀과 시장입니다. 요즘 많은 지원자가 지금 있는 제품을 기준으로 판단하지만, 팀이 좋다면 제품은 거의 항상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갑니다. Anthropic의 첫 데모는 Slack 봇이었는데, 제가 써 보기에는 ChatGPT보다 못했습니다.
6. 이제 연구 분야에도 뛰어들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 분야에 어떻게 들어갈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 전 동료인 Vlad는 Gemini 팀의 리드인데, 이 주제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정리한 훌륭한 글을 썼습니다.
요즘 연구는 컴퓨팅 자원이 많을수록 하기 쉽지만, 시작하기에 좋은 방법은 모델을 직접 써 보면서 자신의 직관을 평가(eval)로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제 전 동료 @kellerjordan0 덕분에 널리 알려진 공개 최적화 리더보드도 더 체계적인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탐구하기에 좋은 무대입니다.
Modal 같은 여러 컴퓨팅 제공업체가 학계 연구자에게 크레딧을 제공합니다. 이를 활용해 지금 바로 아이디어를 탐구해 보세요.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규모를 키우면 결국 실패하는데, 그 실패를 이해하는 것이 실제로 무엇이 통하는지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결국 저는 연구자라는 것이 직업이 아니라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런티어 랩에서 연구자가 하는 일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이런 일이 뒤섞여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구할 만큼 호기심을 품고, 그 아이디어를 구현하려고 인프라와 씨름하고, 문제를 효율적으로 디버깅하려고 전체 시스템을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이해하고,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려고 결과의 가치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일입니다. 이 모든 일은 프런티어 랩에 있지 않아도 할 수 있습니다.
맺으며
세상에는 여전히 기회가 가득합니다. 그 기회를 잡으려면 흥미로운 문제를 찾아내고 남다른 결과를 내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이런 이야기에 마음이 끌린다면 연락 주세요. 함께 일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