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0%
TMT마지막 10%는 전체 일의 90%이자, 보상의 90%이기도 합니다.
MBA 과정에 들어온 학생이라면 누구나 첫해 어느 시점에 파레토 법칙(Pareto Principle)을 배웁니다. 투입의 20%가 산출의 80%를 만들어 내고, 고객의 20%가 매출의 80%를 만들어 낸다는 법칙입니다. 이 법칙은 노력의 20%로 결과의 80%를 얻는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요컨대 적게 일하고 많이 얻으라는 것입니다. 이런 패턴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계산도 깔끔합니다. 강의실에 앉은 사람들은 늘 고개를 끄덕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80/20 법칙이 이렇게까지 인기를 얻은 것이 몹시 싫습니다.
이 법칙이 정말 유용한 상황도 많습니다. 성숙한 기업의 운영을 맡고 있다면, 가치가 낮은 롱테일 업무를 걷어 내는 것이 현명합니다. 소프트웨어를 디버깅하고 있다면, 크래시의 80%를 일으키는 20%의 버그부터 고치는 것이 딱 맞는 판단입니다. 파레토 법칙은 기존 시스템에서 낭비를 찾아내고 문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줄일 방법을 찾을 때 아주 훌륭한 관점이 되어 줍니다.
Clayton Christensen은 위대한 기업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것은 나쁜 전략이 아니라, 모든 조직을 평균 쪽으로 끌어당기는 끝없는 효율 추구라고 경고했습니다. 80/20식 사고방식을 충실하게 따를수록 바로 이렇게 평균으로 흘러가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이미 하고 있는 일은 점점 더 잘하게 되지만, 아직 상상하지 못한 일을 해낼 능력은 서서히 줄어듭니다.
문제는 창업자가 기존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창업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만들려는 사람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제품, 운영 방식, 사업으로 회사를 세우는 일에 적용하면 80/20 법칙은 오히려 판단을 그르치게 만듭니다.
다시 짚어 보자면, 스타트업의 80~90%는 실패합니다. 파레토 법칙이 치켜세우는 '80%의 결과'는 창업에서는 좋은 결과가 아닙니다. 0으로 가득한 분포의 중앙값일 뿐입니다. 이론적으로 가능한 잠재력의 80%에 도달했다고 해서 제품-시장 적합성(product-market fit)을 찾았다거나, 고객이 사랑하는 무언가를 만들었다거나, 살아남을 수 있는 사업을 일궜다는 뜻은 아닙니다. 쉬운 부분을 끝냈다는 뜻일 뿐입니다.
더 중요한 점은 벤처 투자에서 성과의 가치가 멱법칙(power law) 분포를 따른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Sequoia에서 수십 년 동안 이 사실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한 펀드 안에서 상위 10%의 투자가 압도적인 성과를 내고, 그 펀드가 좋은 펀드인지, 훌륭한 펀드인지, 전설적인 펀드인지를 결정합니다. 걸린 가치는 고르게 퍼져 있지 않습니다. 그 가치는 분포의 맨 끝, 곧 손에 닿는 목표에 맞춰 최적화한 회사가 아니라 한때 마법 같다거나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일을 해내도록 설계된 회사들에 몰려 있습니다.
이것이 창업자에게 갖는 의미는 투자자에게보다 더 크지만, 어느 쪽도 백분위 80에 머무는 스타트업을 만들고 싶어 하지는 않습니다. 백분위 80이면 객관적으로 좋은 성적이고 거기까지 가는 것만도 어렵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창업에서는 그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저희는 10년 동안 한 카테고리를 새로 정의하는 회사 열 곳 가운데 하나를 만들려고 합니다. 카테고리를 새로 정의한 창업자들은 더 적은 노력으로 결과의 80%를 얻는 법을 묻지 않았습니다. 80/20 법칙은 그런 여정에는 애초에 맞지 않는 나침반입니다.
위대해지고 싶다면 백분위 90 이상을 목표로 삼으세요. 90%에 도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어렵지만, 저는 그것조차 여전히 쉬운 부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전설이 되고 싶다면 '마지막 10%'의 거리를 끝까지 달리겠다고 다짐하세요. 마지막 10%는 전체 일의 90%이자, 보상의 90%이기도 합니다.
다음에 80/20 법칙이 화제에 오르면, 그 법칙이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파레토 효율을 위한 최적화를 멈추고 마지막 10%를 달리기로 마음먹는다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