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밍의 종말

TMT

https://pauldix.com/the-end-of-programming

지난주 Bun 1.4가 나왔습니다. Bun을 Zig에서 Rust로 다시 쓴 버전이고, 새로 들어간 Rust 코드가 100만 줄이 넘는다고 합니다. 언어를 바꿨다는 점 때문에 개발자 커뮤니티가 한동안 시끄러웠지만, 저는 이번 릴리스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 그 재작성을 어떤 방식으로, 어느 규모로 해냈는지라고 봅니다. 그 내막과 제 경험, 그리고 곧 도착할 AI의 진전을 겹쳐 놓고 보면, 우리가 알던 방식의 프로그래밍은 끝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말하는 끝은 이런 뜻입니다. 사람이 손으로 코드를 쓰고 다른 사람이 그 코드를 리뷰해서 쓸 만하고 제대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는 행위는 멸종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에이전트가 만들어 내는 쓸 만하고 제대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의 홍수에 완전히 묻혀 잘 보이지 않게 될 겁니다. 사람은 코드가 아니라 결과물만 검토하게 되겠죠. 소프트웨어는 어느 때보다 많아지지만, 그 코드의 대부분은 사람이 쓰지도, 읽지도 않은 코드일 겁니다.

물론 형편없는 결과물(slop)도 산더미처럼 쌓일 겁니다. 버그 덩어리에 쓸 데도 없고, 어떤 프로그래머의 미감이나 목적의식, 스타일에도 맞지 않아 눈에 거슬리는 소프트웨어 말입니다. 하지만 그 옆에는 잘 설계되어 실제 문제를 푸는, 그러면서도 사람 눈으로 세세하게 리뷰된 적은 없는 소프트웨어도 함께 놓일 겁니다.

소프트웨어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흐름은 GitHub가 8월 17일 장애를 정리해 올린 글의 그래프에서 이미 확인할 수 있습니다.

Image

작년부터 생산되는 코드량이 지수적으로 급하게 치솟고 있습니다. 제 추측으로는 이 대부분이 사이드 프로젝트이거나, 회사 안에서 비공식으로 굴러가는 실험 프로젝트이거나, 개인 사용자를 위한 것들입니다. 중요도가 낮다고 여겨지는 것들이죠. 대다수 회사에서는 사업을 굴리는 제품에 관해서라면 개발자 한 명이 지금보다 2배를 내놓는 것조차 조직적 마찰이 상당하고, 10배나 100배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 그래프에 담긴 코드는 거의 전부 지금 기준으로는 최전선이 아닌 모델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 몇 달 전의 최전선 모델이 쓴 코드이니, Fable 5도 GPT 5.6 Sol도 아닙니다.

Anthropic과 OpenAI 개발자들은 가까운 미래에 살고 있다

Bun의 Rust 재작성 기록을 읽어 보면 크게 눈에 띄는 대목이 있습니다. 개발자 한 명인 Jarred Sumner가 정식 출시 전의 Fable 5와 사실상 무제한처럼 보이는 토큰 예산을 가지고 이 일을 끌고 갔다는 점입니다. 그는 에이전트 여럿이 병렬로 작업하면서 Zig 코드베이스를 Rust로 옮길 수 있도록 하네스와 프레임워크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11일 동안 여러 에이전트가 커밋 6,778개를 만들어 냈고, API 요금으로 환산하면 약 16만 5천 달러에 해당하는 토큰을 태웠습니다.

이 재작성을 둘러싼 소동이 5월 초에 처음 불붙었을 때가 기억납니다. 위 블로그 글이 나오기 훨씬 전이었죠. 당시에는 재작성 브랜치를 머지한 기록만 공개됐는데, 변경량이 +1,009,257 -4,024로 찍혀 있었습니다. 저는 그 규모에 놀라서 Mythos로 해낸 것이라고 짐작했습니다.

그리고 이걸 무제한 Mythos 토큰으로 한 건지 정말 알고 싶습니다. 이게 나머지 우리에게 다가올 가까운 미래일까요? 아니면 이미 지금 가능한 일이고 Opus 4.7 토큰으로 해낸 걸까요? 제 짐작은 전자입니다. 그렇다면 올해 후반에 가능해질 일을 미리 보는 셈이죠.

@pauldix, 2026년 5월 14일

그때 제 경험으로는 Opus 4.7으로 그런 일이 가능하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실제로 작동하는 재작성을 가능하게 한 것은 아직 출시되지 않은 Mythos였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AI가 코드 100만 줄을 쓰고 그 뒤 두어 달에 걸쳐 다듬어서, 지금 수백만 대의 개발자 머신에서 돌아가는 믿을 만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습니다. "대조할 정답지가 있었으니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옮기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그래서 그렇게 인상적이지도 않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면 이 일 전체를 너무 낮춰 보는 겁니다. 검증 체계를 세우고 방향을 제대로 잡아 줄 수 있다면, AI는 아주 복잡하고 정교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제대로 돌아갈 때까지 계속 다듬어 나갈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Anthropic과 OpenAI 개발자들이 X에 쓴 이야기를 눈여겨보면, 그들은 각자 일주일에 PR 수십 개에서 수백 개를 올리면서 관심의 초점을 스택 더 위쪽으로 옮겼습니다. 자기 일까지 하면서 매주 수백 개 PR 분량의 코드를 꼼꼼히 리뷰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공개적으로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출하되는 코드를 한 줄 한 줄 자세히 리뷰하는 일은 더 이상 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AI가 소프트웨어를 대량으로, 빠른 속도로 만들어 내게 하는 시스템과 프롬프트, 검증 도구를 만드는 데 시간을 씁니다. 최소한 그들이 루프를 이야기할 때 제가 읽어 내는 바는 그렇습니다.

다만 그들은 Fable과 Astra(OpenAI의 다음 모델)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세계에서 일합니다. 우리 같은 평민들은 아마 1년쯤 뒤에나 겪게 될 가까운 미래를 그들은 이미 살고 있습니다. AI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그들의 경험은, 주간 Fable 할당량이 초기화되기를 기다리는 현장의 나머지 사람들이 겪는 경험과 다릅니다.

Bun 1.4 릴리스는 Fable 수준의 지능에 거의 무제한의 토큰을 붙였을 때 무엇이 가능한지를 살짝 보여 줍니다. 대규모로 소프트웨어를 내놓고, 그것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수백만 건의 실사용 배포가 증명한 셈입니다.

현장에서 보내는 제 경험 보고

제 경험에서 최근 사례 두 가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체감상 Fable은 이전 모델들과 질적으로 다릅니다. 작년 11월 말에 나온 Opus 4.5가 다르다고 사람들이 느꼈던 것과 비슷한 종류의 차이입니다. 더 높은 층위의 지시만 주고 감독을 덜 해도 더 많은 것을 만들어 내는 문턱을 넘었습니다. 개발하려는 기능의 요구사항과 아키텍처, 지시를 건네주면 제가 중간에 더 개입하지 않아도 여러 시간에 걸쳐 완전히 작동하는 첫 버전을 만들어 냅니다.

제가 드는 예 두 가지는 모두 InfluxDB에 출하되지 않은 것들이고, 포크에서 만들어 본 새 기능입니다. 새 모델로 무엇이 가능한지 보려고 고른 주제였습니다.

첫 번째는 Iceberg 연동입니다. InfluxDB 안의 데이터를 Iceberg REST로, 또는 외부 S3 버킷과 Glue 카탈로그를 통해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기능입니다. 다음이 모두 필요한 복잡한 작업입니다.

  • 기능을 켜고 끄는 API와 CLI
  • Iceberg REST API 구현
  • 외부 저장소에 Iceberg 매니페스트와 Parquet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컴팩터와 깊이 연결하는 작업
  • Iceberg 매니페스트를 생성하거나 Glue로 요청을 내보내는 처리
  • 내보내기 외의 용도를 위해 InfluxDB 안에 구현한 S3 API

구현 코드와 테스트 코드를 합쳐 수천 줄 규모입니다. 저는 대략의 아키텍처 설계와 요구사항을 정리한 다음, Fable에 서브에이전트를 활용해 작업을 진행하도록 지시하고, 코드 리뷰를 걸고, 과정을 감독했습니다. 14시간 뒤에 작동하는 버전이 나왔습니다. 그다음에는 실제로 돌아가는 InfluxDB 클러스터에 DuckDB와 PyIceberg를 외부 클라이언트로 붙여서 처음부터 끝까지 검증하라고 시켰습니다. 버그 몇 개를 고치고 전부 정상 동작한다는 것을 확인해 줬습니다.

두 번째는 InfluxDB용 엣지 데이터 복제 시스템을 만든 일입니다. 여러 개의 InfluxDB 노드가 위성처럼 돌면서 압축한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중앙 InfluxDB 클러스터로 올려 보내는 구조이고, 다음을 정의합니다.

  • 무엇을 어떤 주기로 복제할지 설정하는 API
  • 위 설정에 접근하는 CLI
  • 컴팩터 수정. 복제할 데이터를 걸러 내고 집계해 압축본을 만드는 데 쓰이며, 무엇이 올라갔고 무엇이 남았는지 추적하는 기능까지 포함
  • 엣지 노드가 복제 페이로드에 담을 카탈로그 정보를 가져가는 API
  • 압축된 데이터 블록을 파이프라인으로 받아들이는 API
  • 전체 구성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메트릭과 시스템 테이블

저는 아키텍처를 잡아 주고 사용자 경험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예시를 들어 줬습니다. Fable과 함께 설계를 만든 다음, 작업을 진행하라고 지시하고 감독자 역할을 했습니다. 28시간 뒤에는 대부분 동작하는 구현이 나와 있었습니다.

이어서 AWS에 있는 우리 테스트 인프라에 배포하고, 메트릭과 로그를 지켜보면서 버그를 그때그때 고치라고 지시했습니다. 짧은 반복 몇 번을 거쳐 처음부터 끝까지 작동하는 구현에 도달했고, 그것은 몇 달이 지난 지금도 돌아가고 있습니다. 나중에는 노드별 복제 동작과 데이터 전송 속도를 보여 주는 UI까지 만들게 했습니다. 안 될 이유가 없으니까요.

물론 둘 다 지금 출하되지도, 지원되지도 않고, 프로덕션에 올릴 만한 소프트웨어라고 부를 상태도 아닙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AI를 두고 하는 말, 즉 프로토타입을 더 빨리 내놓게 해 주는 정도라는 평가를 여기에 붙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제대로 평가한 것이 아닙니다.

프로토타입은 이미 작동하는 소프트웨어입니다. 그리고 그 프로토타입을 개선하고 테스트하는 일 역시 AI와 개선 루프를 더 돌리면 가능해집니다. 사람의 코드 리뷰가 아니라 실제 사용과 테스트, 검증을 거치면서 좋아지는 것입니다.

저는 이 두 작업을 각각 주간 Fable 할당량과 제 구독으로 해냈습니다(그래서 사이에 일주일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아직 못 해 본 것은 이걸 클라우드에 올려 두고 무제한 Fable 크레딧으로 개선 루프를 계속 돌리는 일입니다. 최전선 에이전트를 24시간 내내 제 지시대로 굴리면 월 수십만 달러가 쌓일 텐데, 그건 감당할 수 없습니다.

Jarred는 Rust 재작성을 11일 만에 해냈지만, 그것을 공식 지원 릴리스로 내놓기까지 몇 달 동안 에이전트에게 계속 개선 작업을 맡겼습니다. 프로토타입은 시작일 뿐이고, 에이전트는 여러 번 다듬고 개선해 단단해진, 프로덕션에 올릴 만한 제품을 출하하는 데까지 도움을 줍니다.

우리 같은 프로그래밍 평민들에게 다가올 가까운 미래

작년 이맘때 우리에게는 Opus 4.1과 GPT-5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나은 지능을 몇 분의 일 가격으로 살 수 있습니다. 작년 11월 말과 12월 초에는 Opus 4.5와 GPT 5.2가 나왔습니다. 원하는 기능과 소프트웨어를 마음만 먹으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겨울 휴가 동안 모든 CTO를 뒤집어 놓은 두 모델이죠.

올해 OpenAI와 Anthropic에서 큰 릴리스가 한두 번 더 나올 것으로 봅니다. 제 짐작으로는 OpenAI의 Astra가 9월 중에 나오고, Mythos나 Fable 급이면서 Fable 5보다 더 뛰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문턱을 넘었던 Opus 4.5와 GPT 5.2에 해당하는 Fable과 Astra 세대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봅니다.

그 정도 지능과 능력을 갖춘 모델은 소프트웨어에 넣고 싶다고 떠올린 기능이라면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합니다. 테스트와 검증도 대신 해 줍니다. 코드를 넘겨받을 준비가 되는 속도만큼 빠르게 해낼 겁니다. 남는 질문은 하나뿐입니다. 무엇을 출하하고 싶은가? 그리고 무엇을 지원하고 싶은가?

내년 말이면 이 수준의 지능이 충분히 저렴해져서, 우리 대부분이 하루 종일 그것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될 겁니다. Jarred가 출시 전 Fable과 함께 Bun 1.4를 만들어 낸 것처럼요.

거기서 1년이나 2년이 더 지나면, 토큰을 10배에서 100배 빠르게, 그것도 훨씬 싼 값에 뽑아내는 시스템을 누구나 폭넓게 쓸 수 있게 됩니다. Cerebras C4 발표OpenAI Jalapeño 결과를 보십시오. 최전선 지능을 더 넓게, 더 싸게, 믿기 어려운 속도로 쓸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조직의 관성 때문에, 사람이 손으로 코드를 쓰고 동료가 그 코드를 한 줄씩 리뷰하는 방식은 앞으로 10년쯤 더 이어질 겁니다. 많은 회사가, 어쩌면 대부분의 회사가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를 계속 개발할 겁니다.

하지만 가장 생산성이 높은 소프트웨어 제작자들은 전통적인 의미의 프로그래밍을 전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들은 AI에 방향을 지시하고, 하네스와 소프트웨어 공장, 그리고 QA와 검증 시스템을 만들어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속도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내놓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로 돌아가는 프로덕션 소프트웨어 가운데 AI가 쓴 것이 사람이 쓴 것보다 많아지는 지점에 도달할 겁니다. 그것이 프로그래밍의 종말입니다.

Edit this page